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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20 멜라민 분유 파동! 우리 아이를 굶기란 말입니까?
  2. 2008.10.20 파산 직면 아이슬란드 ‘시장 무한개방의 실패’

멜라민 분유 파동! 우리 아이를 굶기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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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분유 파동! 우리 아이를 굶기란 말입니까?

멜라민이 함유된 식품 때문에 중국을 필두로 하여 홍콩, 한국, 미국까지 떠들썩한 물결이 훑고 지나갔다. 음식 속에 들어 있는 유해 성분은 인체에 곧바로 악영향을 미치며 이것이 누적되면 돌이킬 수 없는 질병이나 장기 손상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가 필수적인데, 그 파급 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에 단 1퍼센트의 위험 가능성까지도 알리려는 측과 안전하다고 하는 측 사이에서 상반된 의견이 나오게 마련이다. 아직 멜라민 함유 식품에 대한 우려가 식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쯤에서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멜라민의 정체부터 짚고 넘어가자. 멜라민(melamine)은 포름알데히드라는 물질과 반응하여 수지성 화합물을 생산한다. 이 수지들은 충전제나 색소로 가공되어 식기류, 주방 기구들 등을 만드는 데에 쓰인다. 내수성과 내열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본래 멜라민은 인공적으로 합성하여 공업용으로 쓰는 것이 보통이지만, 포유동물이나 식물이 살충제인 ‘시로마진’을 섭취할 경우 체내에서 이 물질을 멜라민으로 변환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처럼,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멜라민을 입으로 섭취할 일이 거의 없다. 더 정확히는 음식에 멜라민을 첨가할 이유가 없다. 그러면 왜 이번과 같은 사태가 벌어졌을까. 근본적인 원인을 따지자면 식품 가공업자들의 도덕성 불감 때문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런 일을 가능하도록 한 중국 검사기관의 책임이 크다. 식품의 등급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 단백질 함량이 기준이 되는 경우가 있다. 동물 사료나 유제품이 그 예이다. 그런데 일부 기관이 비용 문제 때문에 단백질 농도 측정법 대신 단백질의 주성분인 질소 함량을 측량하는 간단한 방법을 채택했다. 

말하자면 질소의 양만 기준에 맞으면 품질 검사를 통과시켰던 것이다. 업자들은 이를 악용했다. 멜라민을 우유에 섞으면 질소의 양이 많아지고, 결국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으로 결정되어 고급 제품으로 비싸게 팔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제품들이 그대로 유통되거나 다른 식품의 원료로 쓰여 지금과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멜라민 사태의 여파를 조기에 종식시키기 위해서 향후 식품에 멜라민을 첨가한 자는 사형에 처하겠다고 공표한 상태이다. 

그러면 멜라민은 얼마나 해로운가. 쥐를 대상으로 멜라민의 독성을 실험한 결과, 경구 LD50치(50%동물을 사망시킬 수 있는 농도)는 약 3g/kg 정도로 멜라민 자체의 독성은 매우 약하다. 일반적으로 동물실험에서 멜라민이 생체 내에 흡수되면 24시간 안에 뇨로 배출된다는 것이 보고된 바 있다. 사람들의 경우에는 아직 이렇다 할 결과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서 단정 짓기 어렵다. 하지만 만약 영유아 및 노약자 등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들은 멜라민이 잘 빠져나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안전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얼마 전 멜라민의 유해성을 짐작할 수 있는 사례가 있었다. 2007년 미국에서는 특정 업체에서 제조한 동물 사료를 리콜한 일이 있었다. 다수의 동물들이 신장관련 질병을 앓거나 죽었는데, 중국 업체에서 원료로 수입해 온 과립형 밀 글루텐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었고, 피해를 당한 동물들의 신장과 소변에서 결정 상태의 멜라민이 발견되었다. 이때에도 중국에서 단백질 함량을 높이기 위해 멜라민을 사용한다는 점이 문제 된 바 있다. 

올해 일어난 멜라민 분유 사건의 양상이 2007년 미국에서 일어났던 사료 사태와 비슷하다. 9월 22일까지 집계된 바에 따르면 중국에서 멜라민 때문에 신장 질환을 앓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이 약 5만 3천 명이며 병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12,800명가량이고 네 명의 유아가 사망했다. 현재 알려진 멜라민의 암 유발 가능성은 국제암연구소(IARC)의 기준에 따르면 3그룹에 해당한다. 즉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인체발암성 물질로 분류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장기간 섭취한 멜라민이 신장부 미세관에 모여 결정을 이루고 그 결과 신장기능 이상을 유발한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멜라민의 인체 유입과정은 식품에서 그치지 않는다. 앞서 말한 대로 멜라민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각종 식기와 조리용품에 널리 쓰인다. 이것들은 안전할까? 일단 공산품에 첨가된 멜라민은 섭씨 340도 이상으로 가열되어야 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얘기일 뿐이다. 주방용품들은 장시간에 걸쳐 열에 노출되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그 안에 포함된 멜라민이 전혀 녹아 나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멜라민을 사용한 접시를 전자레인지에서 직접 가열하거나 200도 이상 되는 기름에서 튀김 요리를 할 때 멜라민 함유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은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에 코팅식 프라이팬들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프라이팬 표면을 덮고 있는 것이 멜라민 코팅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이에 몇몇 제조업체들은 자신들이 멜라민을 코팅재로 쓰지 않으며 불소수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멜라민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의 식품 생산과 유통 체제는 복잡하고 다분화되어 그 속에 들어 있는 특정 물질이 유입되는 경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2007년 미국에서는 앞서 얘기한 사료 리콜 사태뿐 아니라 또 다른 멜라민 관련 사건이 있었다. 가축용 사료를 묶고 고정시키는 바인더에 멜라민이 있었고, 이것이 사료에 스며들었던 사건이다. 가공 식품의 원료를 다국적으로 수입하다 보니 원가 절감을 위해 가격이 낮은 물건을 선호하게 마련이며 그 결과 검사 체계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중국 등의 생산품들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실정이다. 

이런 환경에서 소비자들의 노력만으로 유해물질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원칙적으로는 몹쓸 물질들을 음식에 섞는 행위 자체가 근절되어야 하겠지만, 피해를 조금이라도 더 줄이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조심은 물론 행정 기관들의 세심한 노력이 요구된다. 제동을 걸지 않는다면 멜라민 분유 파동과 같은 사태가 두 번 세 번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태의연하게 방치해 둔다면 그 피해는 우리와 우리 자손들에게 직접적으로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글 : 김창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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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직면 아이슬란드 ‘시장 무한개방의 실패’

http://news.nate.com/service/news/shellview.asp?ArticleID=2008101923392667112&LinkID=740


파산 직면 아이슬란드 ‘시장 무한개방의 실패’

2008년 10월 19일(일) 오후 11:39 [경향신문]


ㆍ이명박정부에 반면교사

미국식 금융자본주의 모델을 도입해 ‘유럽의 금융허브’라는 찬사를 듣던 아이슬란드가 국가부도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3대 은행 전면 국유화라는 극약처방까지 썼지만 위기 탈출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금융산업에 ‘올인’해 시장의 빗장을 풀고 외국 돈을 끌어모았다가 된서리를 맞은 아이슬란드의 현실은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던진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9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이슬란드 등 자금난에 빠진 신흥시장 국가들에 무제한 긴급 융자를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아이슬란드는 러시아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이지만 러시아가 유보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결국 IMF에 손을 벌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을 강타하면서 아이슬란드는 지난달 말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예금 지급 불능 상태를 맞았다. 주식시장은 붕괴되고 국가신용등급도 떨어졌다. 통화인 크로나 가치는 급락했다. 식량 등 생필품 대부분을 수입하는 이 나라에서 환율 폭등은 서민들의 삶에 치명타를 안겼다. 정부는 기업이 식량·에너지 구매 외의 용도로 외화를 쓰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암시장은 이미 성행 중이다.

인구가 30만4000명에 불과하고 천연자원도 거의 없는 아이슬란드는 10년 전만 해도 수출의 40%가 어업에서 나올 만큼 개발이 덜 된 나라였으나 2000년대 금융 강국으로 거듭났다.

정부와 금융산업의 성장 전략은 단순했다. 글로벌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맞춰 ‘외국 돈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었다. 규제를 없애고 금리를 올리자 영국,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에서 자금이 흘러들어왔다. 그 돈으로 아이슬란드 은행들은 유럽의 부동산과 기업을 사들였다. 은행은 자신이 구입할 예정인 자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그 자산을 매입하는 ‘레버리지 바이아웃(LBO)’에 돈을 쏟아부었다. 규제가 거의 없었던 탓에 러시아의 ‘검은돈’도 상당 부분 아이슬란드로 흘러가 투기자금으로 변질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금융시장 자유화’의 명분을 내세워 은행의 투기를 용인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의 주요 경제자유지수는 세계 최상위권이었다. 기업자유지수는 94.5점(이하 100점 만점), 무역자유지수는 85점이었다. 이 때문에 아이슬란드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신자유주의 경제시대의 모범’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금융산업 외에 제조업 등 다른 분야의 경쟁력 향상은 외면했다. 결국 금융위기가 터지자 높은 외국 자본 의존도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기업과 국민들은 환율이 급등하고 외국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에야 허상을 깨달았다.

경제학자 가우티 크리스트만손은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온국민이 거대한 카지노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다”며 “무비판적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을 받아들인 아이슬란드인들은 새로운 공산당선언이라도 내놓아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금산분리와 지주회사 규제의 완화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가 새겨야 할 대목이다.

<구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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