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 3국의 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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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아 3국의 금융위기
스칸디나비아 3국(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은 1990년대 초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급증하면서 금융위기가 발생하였다. 핀란드의 경우 1990년부터 연속 4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였고, 스웨덴도 1991년부터 1993년까지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하였다. 스칸디나비아 3국 모두 금융위기 3~5년 동안 심각한 경상수지 적자를 경험하였다.
당시 은행의 리스크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되었다. 금융위기 직전부터 각 국 은행의 ROA는 급격히 악화되었으며, 특히 노르웨이와 핀란드의 경우 마이너스를 기록하였다. 또한 건전성도 크게 악화되었는데, 금융위기 당시 노르웨이의 BIS 비율은 8%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스칸디나비아 3국은 수년간 공적자금투입, 부실금융기관 지원, 유동성 지원, 부실채권 정리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 극복에 대처하였다. 경제규모에 비해 부실채권의 규모가 워낙 방대했기 때문에 건전은행에 의한 매수합병과 구제자금 지원 등을 병행하는 방법으로 부실은행을 정리하였다.
금융위기의 배경
스칸디나비아 3국의 금융위기는 1980년대 후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등 거품현상을 보인 가운데 금융기관의 부동산관련 가계대출이 크게 확대된 것이 그 배경이다. 당시 실물경기가 확장세를 보인데다가 금리자유화, 대출한도폐지 등 금융자율화가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금융기관의 가계대출비중은 노르웨이(1988년 15%→1992년 20%), 스웨덴(1991년 7%→1993년 11%), 핀란드(1988년 21%→1993년 26%) 등으로 급증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스칸디나비아 3국의 부동산 가격은 1980년대 들어 약 4배(스웨덴은 약 9배) 상승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 대내외 경제 여건이 갑자기 악화되면서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자산이 부실화되기 시작하였다. 먼저 1990년을 전후하여 글로벌 경기침체, 수출 주 종목인 석유의 가격 하락, 구 소련연방 붕괴 등 대외적인 여건 악화로 실물경기가 둔화되면서 거품현상이 소멸되고 이에 따라 부동산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하였다. 부동산가격은 3국 모두 1980년대 후반 최고점 대비 5~6년 사이에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동산관련 산업이 부실화되고 이와 함께 담보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 급증하였다. 특히 구소련 붕괴로 지리적으로 소련과 가장 인접한 핀란드의 부실이 가장 심각하였다.
둘째, 금융기관의 부실경영과 정책당국의 부적절한 금융 감독 및 경제정책 등도 위기를 증폭시킨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당시 금융기관들은 실질이자율이 크게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수익확대를 위해 은행 간 가계대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양적 팽창을 지향하였다. 그 결과 금융기관 대출금 절반가량이 건설과 부동산에 집중되었다. 또한 금융자율화의 빠른 진전과 금융기관의 방만 경영에도 감독당국의 대처는 미흡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제정책 또한 적절하지 못하였다. 예컨대 스웨덴의 경우 당시 집권당이었던 사회민주당 정부의 빈약한 금융정책과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 부족 등도 상황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셋째, 거품경제시기에 무리한 대외개방에 따른 금융기관을 통한 외국자본의 유출입도 부실화를 가중시켰다. 1980년 후반 당시 거품경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외환시장의 규제가 폐지됨에 따라 금융기관의 해외차입이 급증하면서 거품을 더욱 키웠다. 하지만 위기 발생 이후 부실채권 증가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신인도가 하락하여 금융기관의 해외 차입이 어려워졌고, 동시에 급속한 외자유출 현상이 발생한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던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의 국내 상황, 당시 스칸디나비아 3국과 유사
최근 국내 은행들을 둘러싼 영업여건도 서서히 악화되고 있다. 국내은행은 외화뿐만 아니라 원화 유동성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은행의 중장기 유동성 위험 감내 능력을 나타내는 순현금자본포지션이 2008년말 6월말 기준 5.7%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상태이다. 게다가 부실여신증가, 유가증권 평가손 확대 등으로 국내 은행권의 건전성 등도 하락하고 있다. 2008년 9월말 현재 은행권의 BIS 자기자본비율이 지난 6월보다 0.57%p 하락한 10.70%를, 부실채권비율도 6월말 대비 0.11%p 증가한 0.81%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은행권의 자산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기간 부동산관련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확대되어 자산가격 변화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 2008년 9월말 현재 2001년말 대비 2.1배인 1,580.5조원으로 빠르게 증가하였다.
그런데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국내 경제 및 금융 상황이 금융위기 발생 이전 스칸디나비아 3국과 유사하다. 스칸디나비아 3국의 경우 1990년대 초반의 글로벌 경기둔화, 유가하락, 그리고 대외거래가 높은 구 소련연방의 붕괴 등을 경험했고, 한국의 경우도 현재 글로벌 경기침체와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미국의 경제 시스템 붕괴 등에 직면해 있다. 부실채권 증가 등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신인도가 하락하여 금융기관의 해외차입이 어려워진 점과 급속한 외자 유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같다. 스칸디나비아 3국의 경상수지는 금융위기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하였는데, 2008년 한국도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향후 과제
최근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부동산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에 대한 부실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스칸디나비아 3국과 같은 은행위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위기 가능성을 사전에 대처하고 발생하더라도 경제 전반으로의 파급 악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부동산시장의 연착륙 유도가 시급하다. 건설사들에 대한 금융권의 대주협약의 부진 원인을 서둘러 파악하여 확대 적용하여야 한다. 또한 경기가 급랭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경기활성화 조치가 필요한 바, 건설 등 오프라인的 뿐만 아니라 과거 벤처거품 붕괴를 교훈삼아 미래 지향적인 신기술 개발 등 온라인的 부양정책도 필요하다.
둘째,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시장금융의 구조적 한계가 나타날 경우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정책지원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다원화된 다양한 정책자금 융·출자 지원을 단일화시켜 그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중소기업의 자산을 자산관리공사나 정부의 새로운 한시적 기구를 만들어 적정한 가격에 매입하여야 한다.
셋째, 은행권의 자구노력이 절실하다. 무엇보다도 은행권의 대출여력 확대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자기자본 확충이 시급하다. BIS비율 제고를 위해 후순위채 발행이 의미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고금리로 인한 은행의 수지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바, 자본금 증대 또는 합병을 통한 대형화도 고려할 시점이다. 고비용 구조로 이루어진 국내 은행권의 비용절감도 시급하다.
넷째, 획기적인 금융개혁이 필요하다. 은행 위주의 금융산업 독점 현상이 지속될 경우 금융 산업의 발전이 지연될 수 있으므로 금융시스템 개선을 통한 투자 및 경제주체들의 리스크관리를 원활히 하는 로드맵 제시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현행 금융기관 위주의 금융감독 시스템을 금융시장의 리스크관리 차원에서의 감독기능으로의 전환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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